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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 JMC님이 송님의 분량을 나눔하셨습니다.

 글쓴이 : Kuon Kuon

 

 

쾅! 쾅! 샌슨은 어디서 도끼를 주워와 미친듯이 신전의 나무를 찍어대고 있었다.

나뭇조각이 사방으로 튀었다.


“샌슨! 내가 할게. 들어가 물이나 좀 마셔.”


“헉, 헉. 아이고, 살았다.”


난 샌슨이 흠집을 내놓은 나무에 달려가 어깨로 들이박아서  나무를 쓰

러트렸다. 샌슨은 헉헉거리며 말했다.


“곰 같은 놈.”


“아깐 문어 같다고 말하더니.”


도끼를 받아든  나는 나무를 쪼개었다.  대충 한두방씩 후려치면  쫙쫙

쪼개져나갔다. 난 입맛이 썼다.


“이거, 나무까지 병이군. 안쪽이 다 썩었는데?”


“그래? 어디 봐… 정말이네. 보다 보다 이렇게  엉망인 나무는 처음 보

겠군. 겉은 멀쩡하더니 속은 다 썩어버렸는걸.”


“뭐, 태우기만 하면 되니까.”


난 다시 다른 나무  몇 개도 들이박아서 쓰러트렸다. 그 때 예배당  정

문에서슈가 걸어나왔다. 슈는 굉장한 소리가 어디서  나고 있는지 궁금

하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돌리다가 내 모습을 보며 까르르 웃었다.


“힘 세네?”


“위험하니까 가까이 오지마.”


슈는 얼찐거렸다. 그러니까  물러나지도 않고 그렇다고 가까이  다가오

지도 않은 채 오락가락하기 시작했다. 샌슨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저

렇게 애에 대해서 모르나?


“슈, 심심하니?”


“어, 응. 애들이 없어서.”


“저기 샌슨 아저씨가 너랑 놀아주실거야.”


샌슨은 자리에서 튕겨지듯 일어났다.


“후치! 피곤하지 않냐?  내가 교대할께! 어서쉬어! 명령이다, 쉬지 않

겠다면 내 너를…”


“관둬, 관둬. 알았으니까.”


샌슨은 장남인데도 희안하게 애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

한다면 어려워한다고 해야 되겠지. 그렇다. 샌슨은 애를 어려워한다. 저

런 모습을 보면,  정말 장가를 빨리 보내야 된다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

야.

나는 슈에게  다가가서 번쩍 안아올렸다.  슈는 까르륵거리며 내  목에

안겼다. 그러더니 그 작은 손으로 내 목에서 목걸이를 찾아내었다.


“와아… 예쁘네?”


윽! 예쁘다고? 난 슈의 손에 쥐어진 목걸이를 내려다보았다.

레너스시의 그 꿈이 너무 왕성해서  현실 감각을 조금 잃어버린 귀여운

아가씨 유스네의 선물이다. 누구에게 들킬까 싶어 갑옷  속으로 깊이 넣

어두었던 것이 어떻게  슈의 손에 잡힌 모양이다. 알록달록하고  그야말

로 예쁘장한 목걸이.  17세 소년이 걸고 다녔다간  눈총에 맞아죽을만한

목걸이지만, 괜히 유스네에게 미안해서 꼬박꼬박 걸고 다니던 것이다.

쳇. 어쩌면 유스네는  벌써 다른 방랑자 하나에게 정신이 나가서  헤롱

거리고 있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보기에,  의외로 순진하고 낭만적이고

바보스러운 것은 항상  남자쪽이다. 그래서 남자는 영원히 여자에게  당

할 수 없다. 내가  이렇게 아무 것도 미안할 게 없으면서 이 얄궂은  목

걸이를 걸고 다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으려나.


“마음에 들어?”


슈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목걸이를 풀어서 슈에게 건네주었다. 슬슬

잘라둔 장작개비를 안으로 옮겨야 되겠다.


“있다가 돌려줘야해?”


옆에서 샌슨이 씨부렁거렸다.


“그럼! 돌려줘야 되고 말고. 그 목걸이에는 한 순결한 소녀의…”


“그만!”


나는 목걸이에 정신이  팔린 슈를 내려놓았다. 슈는 그것을 목에  걸어

보고는 헤헤 거렸다. 나는 샌슨이 잘라둔 장작을 안으로 옮겼다. 잠깐의

휴식은 지나가고, 다시 전쟁 시작이다. 나는 장작을 모아 기침을 해가며

불길을 다시 살려내고는 주방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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