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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Song님이 작업하실 분량입니다.

 글쓴이 : Kuon Kuon



여자 손목도 못잡아본 주제에 엄청난 병에 걸렸다는 그 마법사는  선량

해뵈는 눈을 가진  펠레일이라는 청년이었다. 그는 자신의 아픈  부위를

보이고 싶지 않다고  발악을 하다시피 했지만(나라도 그러겠다.) 카알은

당당히 그의 로브를 걷어올렸고 펠레일은 죽고 싶은 표정을 지으며 눈을

꽉 감았다.  그리고 이루릴은  약초를 졸여서 고약처럼 만들더니 그것을

펠레일의 거기에 바르기 시작했다. 보고있던 우리는 모두 얼굴이 벌겋게

되어버렸다. 치료이긴 하지만, 너무 선정적인걸.

눈을 질끈 감고 있던 펠레일도 뭔가 이상한 감각을  느낀 모양이다. 그

는 눈을 떴고, 그러자 이루릴은  그의 얼굴을 보며 생긋 미소를 지었다.

그러자 펠레일은 곧 자지러지는 비명을 질렀다.


”으아아아!”


이루릴은 놀라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그리고 나는그녀의 놀란 얼

굴을 보다가 웃느라 엉덩방아를 찧어버렸다.


”푸하하하하!”


펠레일은 뭐라고 더 말을 하려다가 그만 혼절해버렸다. 좋으면 좋은 거

지 그걸 가지고 혼절씩이나 하나? 터커의 표현대로 정말 이런 병에 걸렸

다는 것이 우스울 만큼 순진한 청년이다.  샌슨이나 나,  그리고 터커는

펠레일을 치료하는  이루릴의 모습을 보고 있기가 낯뜨거워 재빨리 흩어

졌다.




어쨌든 끔찍하게 많은 환자였다.

에델린이라면 단번에 치료할테지만 그녀는 지금 병의 재발을 막기 위해

신전을 봉쇄하고 있었고 그래서 카알과 이루릴, 터커, 나, 샌슨, 사만다

의 여섯 명이서 그 많은 환자들을 돌보게 되었다. 카알은  원래 그런 부

분에 박학하고 샌슨은 응급치료에 대해서도 배웠고 이루릴이나 터커, 사

만다의 솜씨도 썩 훌륭한 것이어서 난 주로 시키는 일만 열심히 하게 되

었다. 환자 환부에서 고름짜기, 이마에 물수건 갈기, 씻기기, 음식만들

어 먹이기, 깨끗한 옷이나 시트, 붕대 마련하기 등등.


정신없는 반나절이었다.

신전의 부엌에 자리잡고는 입과 오른손으로는 신전의 커튼을 찢어 솥에

집어넣고 왼손으로는 환자에게 먹일 스프를  휘젖고 오른발로는 두 개의

커다란 솥에 들어갈 장작을 만들기 위해 예배당의 긴의자를 박살내고 왼

발로는 박살난 그 장작들을 아궁이에 차넣는  내 모습을 보며 샌슨은 문

어같은 놈이라고 말했다.  난 문어가 뭔지 몰라서 샌슨에게 다시 질문해

야 되었다.

발이 여덟개 달린 물고기라고? 난 머릿속으로 청어의 허리 양쪽에 네개

씩의 다리를 붙여봤다. …나라면 그건 거미고기라고 이름붙이겠어. 문어

가 뭐야, 문어가?

어쨌든 원래 신전의 커텐이었던 우아한 천은 잘게 찢어져 삶긴 다음 붕

대가 되거나 물수건이 되었다. 한참 그 짓을 하고 났더니 커텐을 잡아당

긴 턱이 얼얼했다.  게다가 요리라면 자신있는 나로서도 스프의 맛은 도

저히 자신이  없었다. 결국 펠레일이 비척거리며 부엌으로  들어와 도와

주겠다고 말했을 때는 나도 기절할 지경이 되어버렸다.

펠레일은 참 기괴한 걸음걸이로 걸어와서 우물쭈물하며 말했다.


”후치군이라고 했지요?도와드리겠습니다.”


그 걸음걸이를 보면서 아픈 데는 괜찮냐고 물어보기는 민망스러웠다.


”아, 고맙습니다. 그럼  저기 냄비에 부어둔 밀가루 반죽 좀 해주세요.

부어놓고는 틈이 안나서 반죽도 못하고 있어요.”


”뭘 만드시려고요?”


”팬케익. 그리고 그렇게 어렵게 말씀하지 마세요. 저 어려요.”


”아, 예.”


펠레일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씻기 시작했다. 난 그제서야 한숨 돌리고

는 삶은 천조각들을 다시 예배당으로 날라갔다.

예배당에 들어가보니 카알은 입술을 꽉 다물고 급성 설사환자의 속옷을

갈고 있었다.  정말 대단한 성격이다. 그 옆에서 보고 있던 터커가 입을

다물 줄 몰랐다. 카알은 날 보더니 지친 음색으로 말했다.


”네드발군. 장작 좀 부탁하네.  퍼시발군이 나갔지만 자네가 더 빠르겠

지?”


그러고 보니 뜨거운 물을 쓰기 위해 예배당 한쪽에 걸어두었던 솥에 불

이 꺼져 있었다. 난 삶은  천을 터커에게 건네고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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